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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후기] 생각의 도약책으로 공부하기 2026. 7. 5. 22:18
『생각의 도약』은 과거 컴퓨터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던 시기에 쓰인 글 같지만, 놀랍게도 AI가 일상화된 지금의 시대에 읽어도 그 통찰이 여전히 유효하다. 오히려 시대적 환경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짚어보면 이 책의 메시지는 더욱 선명해진다. 과거 산업혁명으로 공장에서 육체노동을 하던 사람들이 사무실로 들어왔을 때, 초기에는 '기억력'이 가장 중요한 역량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컴퓨터가 도입되면서 단순한 기억과 저장은 기계가 훨씬 잘하게 되었고, 인간에게는 창의성을 발휘하고 정보를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역량이 중요해졌다.
이제 우리는 한 발 더 나아가 AI 시대로 진입했다. 지금의 AI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곧잘 내고, 정리도 기가 막히게 하며, 훌륭한 보고서까지 써낸다. 그렇다면 우리의 일은 또 어떻게 변해야 할까? 앞으로 우리의 역할은 AI에게 올바른 질문(Input)을 던지고, 도출된 내용을 검증하며, 최종 수신자의 입맛에 맞춰 형태(엑셀, PPT, 워드 등)와 말투를 다듬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타인의 마음과 상황을 살피는 '인간 고유의 공감 능력', 그리고 미지의 영역에 대해 올바른 질문을 던질 수 있는 '폭넓은 기본기(큰 틀의 지식)'이다. 아예 모르는 미지의 세계에 대해서는 무엇을 모르는지도 몰라 질문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세한 정보는 AI가 더 잘 찾아주겠지만, 전체적인 맥락을 짚어내고 융합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몫이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롭고 깊이 공감했던 대목은 "컴퓨터는 인간과 다르게 잊어버리는 법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나는 어릴 적부터 단순히 연도를 달달 외워야 하는 주입식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독립운동이 몇 년도에 일어났는지는 컴퓨터로 찾으면 그만이다.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그분들에 대한 감사함과 역사적 의미를 마음 깊이 새기는 것 아닐까. 물론 머릿속에 재료가 많아야 다른 주제들과 접목하고 융합하는 과정을 더 잘할 수 있다. 하지만 뇌의 용량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책의 조언처럼 '잘 잊는 것'이야말로 내게 정말 중요한 것들을 담아둘 여백을 확보하는 지혜로운 과정이다. 앞으로는 무언가를 까먹었다고 부끄러워할 것이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을 담느라 우선순위에서 밀려 잊어버렸구나"라고 여유롭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생각이라는 것은 이토록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여러 가지를 투입하면 뇌는 알아서 기억할 건 남기고 잊을 건 비워낸다. 그러다 문득 서로 연결고리를 찾아 기발한 아이디어로 탄생한다. 억지로 머릿속에 욱여넣는 행위는 오히려 생각의 폭을 좁힐 뿐이다. 옛 성현들이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세 가지 장소로 '삼상(三上)', 즉 침상(침대), 마상(교통수단), 측상(화장실)을 꼽은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가장 편안하고, 억지로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아도 될 때 오히려 번뜩이는 생각이 찾아온다. 나 역시 치열하게 고민에 몰입하다가 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 혹은 멍을 때리거나 화장실을 가는 길에 불현듯 해답을 얻은 경험이 꽤 많다.
이러한 깨달음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좋은 생각을 길러내기 위해 내가 실천하고 싶은 ‘생각을 잘하는 세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 다양한 책 읽기(Input): AI에게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기 위한 '큰 틀의 지식'을 쌓고, 뇌 속에 융합할 다채로운 재료를 넣어주는 과정이다.
- 많이 써보기(Output):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는 생각들을 밖으로 꺼내어 시각화하고 구체적인 형태로 엮어내는 훈련이다.
- 치열하게 퇴고하기(Refine): 쏟아낸 생각들을 다시 다듬고, 불필요한 것들은 과감히 버리며(잘 잊으며) 비로소 내 것으로 완성하는 과정이다.
결국 무언가를 억지로 짜내기보다는 스스로 좋아하는 것에 깊은 관심을 두고 몰입하는 것이 먼저다. 그렇게 고민에 충분히 몰입한 뒤에는, 그것을 머릿속에서 스스로 소화할 수 있도록 여유(시간의 공백)를 두어야 한다. 좋아하는 것에 흠뻑 빠져 사유하다 보면, 어느 순간 해법은 자연스럽게 내 머리를 두드릴 것이다.
참고문헌 : 생각의 도약 (도야마 시게히코, 페이지2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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